총각 자취생, 집밥의 본질을 아주 쪼매 깨닫다.
(간단요리 자취집밥)
안 녕 하 세 요~^^
십대,
이십대,
삽십대,
세상을 많이 경험했다 생각했고,
많이 느꼈다고 생각했다.
그 경험들을 나누어 줄 때라고 믿었고
나의 경험들에 공감을 표할 것이라 믿었다.
세상이 지루하다고 여겼고,
새로울 것이 없다고 여겼다.
바보처럼 생각하는 중이다.
아직도 새로울 게 많은 인생임을
똑같은 일상 속에서 불현듯 알게 되었다.
어제 부모님 댁에 다녀왔습니다.
나이가 먹을수록
부모님의 잔소리는 줄어들지만
말 못하고 쌓아두는 걱정은 더욱 늘어만 가시는 것 같습니다.
그 모습에서 느끼는 죄책감인지 부담감인지
여튼 그 어떤 무거운 것들을 덜어내느라
자꾸만 부모님의 자리를 내 공간에서 밀어내려고 했습니다.
그렇게라도 마음이 편하고 싶어서요.
근데, 이제 그것도 못 하겠네요.
억지로 밀어내지 않아도 자꾸만 그 공간이 사라져가고 있음을
현실 속에서 깨닫게 되니까요.
/
오랫만에 집밥을 먹고 왔습니다.
집밥이 최고다 맛있다 하면서도
저는 그냥 관용적으로 그런 표현을 했습니다.
왜 집밥이 최고인지 깨닫지 못한 채로요.
그저 부모님의 사랑?이 배어 있는 밥이기에 그렇겠지? 하는
단순한 섭리를 떠올린채 수긍하고 있었습니다.
/
방금 집에 돌아와 가벼운 혼밥을 먹으며
집밥의 본질을
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.
혼자 먹는 밥이라 외로워서
하루 전 가족이 함께 한 식탁이 사무치게 그리워져서가 아니라
혼자 먹는 저녁식사가
너무나 외롭지 않았기 때문입니다.
<띠리띠리야>
다소 투박하게 차려낸 오늘 저녁 밥상입니다.
라면에 김치에, 밥에 몇 가지 반찬에..ㅎㅎ
반찬통 그대로 갖다 먹는 전형적인 혼밥 자취생의 식사 비쥬얼이죠 ㅎㅎ
아무 생각 없이 한 끼를 때울 요량으로
라면을 끓이고 반찬들을 꺼냅니다.
이것저것 챙겨주려고 하는 엄마와
집에서 밥을 잘 안 챙겨먹어 가져가지 않으려는 저 사이의
짜증 섞인 협상 끝에
두 가지 반찬과 갓지은 밥을 챙겨왔습니다.
별로 특별할 것 없는 그 반찬들 속에서
왜 집밥이 최고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습니다.
ㅎㅎㅎㅎ
좀 과한가요?
ㅎㅎ;;
반찬 뚜껑을 열어 보니
오직 저만을 위한 조금 담은 반찬 속에
예쁘게 통깨가 자리하고 있더라구요.
반찬을 담고 통깨를 뿌리며
이 반찬을 먹게 될 자식이
조금 더 예쁜 형태의 반찬을 먹었으면 하는 그 마음,
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
오직 나 하나만을 위한 그 마음이
별것 아닌 반찬통을 열며
간소한 저녁 식사를 챙겨 먹으려는
제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네요.
생각해보면 통깨를 뿌려 반찬을 마무리 한 것이
비단 이번만은 아니었는데,
같은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난 감동과 죄스러움이
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들었습니다.
집밥이 주는 감동은
비싼 식재료가 바탕이 되어 주는 것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
그 앎은
지금껏 그냥 피상적인 앎이었습니다.
오히려
보잘 것 없고 투박하기만 한
집밥이 주는 여러 감동을 논하는 것을
감정의 과잉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
감성팔이에 그치지 않는다고 여겼던,
그
집밥의 감동.
꼰대같아 보일지도 모르겠고
감성팔이처럼 보일지 모르겠으나
저도 이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것 같네요.
식사를 준비하며 가졌을 그 위대하고 숭고한 마음, 사랑의 맛
조금씩 조금씩 새롭게 알아가는 중입니다.
나중에 조금 더 시간이 지났을 때
이 글을 다시 보며
피식하고 웃음 지어보는 그 날이
또 제게 다가 오겠죠.
그땐 또 어떤 새로온 앎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을까요..
기대가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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